매주 2000명 이상 월1만 명에
정성 담아 밥 한 끼 제공 눈길
모든 어르신을 부모처럼 여겨
봉사면 봉사 교육이면 교육
자비도량 1번지로 ‘우뚝’
화엄경 법회 등 교육도 앞장
매주 2000명 이상 월 1만 여 명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는 사찰에 있어 화제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능화사가 바로 그 주인공. 10여 년 전, 본격적으로 무료급식을 시작하며 내건 슬로건에는 훈훈한 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주지 혜강스님의 바람이 담겨있다. “세상 모든 남자는 나의 아버지이며 세상 모든 여자는 나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생명이 하나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행복밥상을 차려드리고 싶습니다.” 사회 곳곳에 희망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능화사를 지난 5월 말 찾아가 보았다.
“저는 어머니 얼굴을 모릅니다. 제 손으로 어머니께 밥 한 끼 해 드리지 못했어요.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을 나의 어머니이자, 아버지로 여기고 있습니다. 불교의 화엄(華嚴)으로 세상을 보면 너와 나라고 하는 구별이 없지 않습니까.” 본사 규모도 아닌 지역의 작은 사찰에서 대규모 무료급식을 하게 된 배경을 묻자 주지 혜강스님은 이같이 말했다. 어머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마음이 먹먹했는지 어느새 스님 눈가가 붉어졌다. ‘행복밥상 엄마의집’이라는 이름으로 능화사에서 2009년부터 시작한 무료급식 사업은 어느덧 10년이 다 돼 간다.
현재 능화사는 사찰 경내와 수성구 연호동, 서구 내당동 등 3곳에서 무료급식을 진행하며 부처님 자비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15팀 300여 명에 이르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도 지속적인 활동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됐다. 사찰 신도에서부터 구청 직원, 정치인, 이웃 종교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서 능화사 무료급식 활동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사회복지법인 마음이 아름다운재단(이사장 혜강스님)을 출범시킨 이후부터는 이러한 활동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사회복지만한 포교가 어디 있겠느냐’는 혜강스님의 평소 지론에 따라 당시 운영난을 겪고 있었던 복지법인을 인수해 부처님 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사찰 신도들과 힘을 합쳐 시쳇말로 누더기에 가까웠던 법인을 지금은 정도 정상궤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경내 한 켠에 마련된 법인 사무실 건물에는 주지 스님을 비롯한 사찰 신도들의 복지 원력이 고스란히 담긴 대형 현수막도 걸려있다. “보살은 평등한 마음으로 자기가 가진 물건을 남김없이 중생에게 널리 베푼다. 베풀고 나서 뉘우치거나 아까워하거나 대가를 바라거나 명예를 구하거나 자기이익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이롭게 할 뿐이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정성스런 밥 한 끼를 나누려는 열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역 독지가로부터 후원받은 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적극 활용해 커피 전문점을 열 예정이다.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밥 한 끼 나눔 사업으로 회향하는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무료급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잠자는 동전을 모아 복지기금으로 후원하는 나눔 저금통 캠페인 등 후원자 배가운동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역 사회에서 왕성한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능화사는 신도 교육에도 열과 성을 다한다. ‘화엄세상 열어가는 화엄 대법회, 대방광불화엄경강설 및 사경·독송’ 법회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전 교육원장 무비스님을 비롯해 범어사 승가대학장 용학스님과 능화사 주지 혜강스님을 법사로 무비스님이 편저한 80권 화엄경을 교재로 매달 한권씩 10년여에 걸쳐 강설하고 화엄탑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불자들이 사경한 책자도 영구 봉안한다. 이러한 화엄 대법회가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고, 강설과 함께 사경과 독송까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앞으로 대구 능화사는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효 사상 실천을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효 실천 청소년 백일장을 사찰 인근 동문고등학교에서 열었다. 이날 대구지역 초중고 학생 180여 명이 참가해 서로의 글솜씨를 겨루고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부터 3대가 함께하는 효 걷기대회, 노래자랑 및 음악회 등 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능화사는 부처님 가르침을 알고 배우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신도들에게 펼치고 있다. 부처님이 되려는 사람은 자비를 바탕으로 한 이타행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도교육을 통한 불법홍포에도 적극 나서고 있지만 마지막 가르침은 항상 ‘실천’이다. 주지 혜강스님 또한 태국 홍수가 났을 때 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자비실천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혜강스님은 “불교의 근본 의의는 보살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다”며 “이타행의 실천을 통해 삶의 가치를 확인하고 인간의 소중함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스님들은 ‘복 많이 지으시라’고 한다”면서 “짓지 않고는 거둘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짓지 않고 거두기만을 바라는 것을 경계하라는 당부도 있었다. 스님은 “복을 지음은 봄에 볍씨를 뿌림과 같은 인(因)인 것이고, 복을 받음은 열매와 같은 과(果)가 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복을 받음은 짓는 것에서 얻어지는 당연한 열매”라고 덧붙였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보살이 되겠다고 결심한 스님은 앞으로도 모두가 행복한 복지사회를 위해 힘쓸 것을 다짐했다. 혜강스님은 “지혜를 얻은 부처님도 이타행과 자비행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로의 단비와 같은 법을 내려 주셨다.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의 씨를 뿌려야 한다”며 “매순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마음으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돕는 바로 그 행위가 행복의 씨앗이자 보살의 삶”임을 역설했다.
사회복지법인 마음이 아름다운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능화사는 대구시 수성구와 서구 등에서 월 1만여 명에게 무료급식을 진행하며 부처님 자비사상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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