僧家(승가)에서 「食」이란 범어로 ahara에 해당하는 것으로 「끌어당겨 보존해간다」는 의미로서, 중생의 육신이나 성자의 법신을 각기 존재하는 상태로 양육하여 길이 유지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 경전인 『증일아함경』에 보면 “일체의 모든 법은 먹는 것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음식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사분율』에서는 음식을 넓은 의미의 약으로 표현하였으며, 당시의 승려의 음식은 상식(常食), 죽식(粥食), 병인식(病人食)으로 분류된다.
『마하승지율』에서는 상식을 네 가지로 나타냈는데 그 첫째는 시약(時藥)으로 딱딱한 음식의 총칭으로 오전중에 먹는 음식물로써 스님들의 식사를 말하고, 둘째는 시분약(時分藥)으로 여러 가지 과일로부터 얻은 즙으로 오후부터 밤 열시까지 마시는 과즙이며, 셋째는 7일약(七日藥)으로 유밀, 석밀, 지방 등과 같은 조미료로써 7일간 저장을 견딜 수 있는 보존식이고, 넷째는 진형수약(跡形壽藥)으로 생강, 후추, 아마륵(阿摩勒) 등 종신토록 복용할 수 있는 것의 네가지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가장 장려하신 것이 죽식으로, 죽에는 다섯가지 이익이 있어 몸을 이롭게 해주는데, 허기증과 목마름을 제거해주고, 기를 내리며, 배꼽 아래의 냉을 제거해주고 체증을 지워준다고 하였다. 한편, 환자의 경우에는 어떠한 규칙이나 금지제도 없이 적당한 음식을 모두 쓰는 병인식을 통해 치료의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하였다.
초기 승가의 식생활은 일반 세속인이 희사한 공양에 의지하여 수행의 일부로서, 매일 비구들이 직접 거리로 나아가 탁발걸식(托鉢乞食)하였다. 이때 공양시간은 오전(정오 이전)에 한번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중이 함께 공양하였다. 그러나 불교의 발전과 함께 사막이나 수도원에서 생활함에 따라 양식을 자급자족해야 했고, 더욱이 왕권의 보호로 귀족 불교가 되고 여러 유형의 불교가 생기면서 예외적인 식생활 형태가 나타나게 되었다. 1食法(식법)에 대해서도 餘食法(여식법)을 지으면 다시 먹게 하여 하루에 한번 이상 먹는 것을 허락하였다. 또한 걸식하러 가기 전에 묽은 죽을 먹어도 좋다고 하였고, 병든 비구에게는 음식의 종류와 식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지 않았다. 선문의 수행승이 일상을 통해 준수해야 할 규범인 請規가 제정되면서 걸식의 의미는 희박해지고, 그 정신만이 남아서 승가의 식생활을 이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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