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 |
“깨달음의 마음은 동요가 없다” “선남자여, 일체 중생들의 갖가지 실체 없는 허깨비 같은 것들이 모두 여래의 원만한 깨달음인 미묘한 마음 그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니 마치 눈이 피로해졌을 때 헛것으로 보이는 허공의 꽃이 허공에서 나와 있는 것 같으니라. 허공의 꽃은 결국 없어지는 것이지만 허공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중생들의 허깨비 같은 마음이 다 없어져도 깨달음의 마음은 아무런 동요가 없느니라.” <원각경(圓覺經)> 보현장에 나오는 위의 구절은 중생들의 갖가지 생멸 경계가 불생불멸하는 각성(覺性)을 의지해 있다는 것을 밝혀주는 말이다. <원각경>은 허깨비라는 뜻의 환(幻) 법문으로 유명한 경전이다. 이 허깨비를 알아버리면 허깨비가 사라져 바로 깨달음이의 자리가 드러난다는 돈오(頓悟)의 이치를 설해 놓은 경이라 하여 예로부터 돈교(頓敎)라고 교상판석(敎相判釋)을 해 온 경이다. 이 경도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시해 온 경으로 중생들의 무명을 끊고 불성을 드러내게 하는 대의를 가지고 있다. 당나라 때 북인도 출신의 승려 불타다라(佛陀多羅)가 번역했다는 한역본이 전해지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유명한 주소(註疏)들이 남아있는 경이나 <능엄경>과 마찬가지로 범어 원전을 발견할 수 없어 중국에서 찬술된 경으로 본다. 원래의 경제목은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이다. 보살 12명과 부처님의 문답 담아 무명을 끊고 ‘불성’ 드러내는 내용 경의 내용은 12명의 보살들이 등장하여 부처님과 문답을 나누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처음 문수보살장에서는 여래의 인행(因行)을 밝히면서 원각을 닦는 자가 중생계의 모든 현실이 허공의 꽃이요, 꿈과 같고 허깨비인줄 알면 생사윤회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생사가 곧 열반이고 윤회가 곧 해탈이라 하였다. 제2 보현보살장에서는 원각을 닦는 방법 곧 관행(觀行)에 대하여 설하고 있다. 제3 보안보살장에는 원각을 닦는 자 곧 수행자의 사유방식을 설하면서 이 세상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다고 보아 일체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보안장의 구절을 발췌하여 별도로 유통시킨 무상계(無常戒) 법문이 있다. 제4 금강장보살장에서는 세 가지 의심을 제기하는 내용이 있다. 만약 중생이 본래 성불한 것이라면 왜 다시 중생에게 무명이 있다 하는가. 만약 중생에게 본래 무명이 이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본래 성불이라 하는가. 만약 본래성불에서 다시 무명을 일으켰다면 여래는 언제 다시 번뇌를 일으킬 것인가. 이같은 의문을 제기, 이에 대한 답을 듣는다. 제5 미륵보살장에서는 윤회를 끊는 방법을 제시하고 제6 청정혜보살장에서는 성문, 연각, 보살, 여래, 외도의 5성차별을 설한다. 제7 위덕자재보살장에서는 각성을 수순하는 방법인 사마타, 삼마발제, 선나 곧 적(寂), 정(靜) 환(幻)의 삼관(三觀)을 설하고 있다. 제8 변음보살장에서는 삼관을 홑으로 닦고 겸하여 닦으면서 어는 것을 먼저 하고 나중하는가 하는 근기에 맞춰 관을 닦는 25륜(二十五輪)에 대한 설명이 있다. 제9 정제업장보살장에서는 말세중생을 위한 안목을 설하는 장래안(將來眼)에 관한 설명이 있고 제10 보각보살장에서는 원각을 닦는데 있어서의 주의해야할 네 가지 병에 관하여 설한다. 제11 원각보살장에서는 안거하는 방법에 대하여 설하고 제12 현선수보살장에서는 경의 이름을 수지하는 방법과 경을 수지하는 공덕에 대하여 설한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57호/ 9월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