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원주 이수열·모운 나이생 부부 |
지난 3월24일 만난 이수열(43) 씨는 부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서로를 존중해 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어린 신부를 맞이했지만 한 번도 반말을 해 본적이 없다. 작은 것일 수 있지만 말 한마디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며 사는 지름길이라 믿고 있다. ‘부처님 모시듯’ 위해 주며 살자는 것이 그의 목표다. 가끔 부인 모운 나이생(23, 캄보디아) 씨가 서툰 한국말로 ‘오늘은 뭐했어?’, ‘피곤하지’ 라고 물으면 남편 이 씨는 꼭 ‘요 자를 붙여 달라’고 당부한다.
“부처님 모시듯 서로 존중”
빨리 한국어 배워 남편과 못다 한 이야기 나누고파
<사진설명> 지난 3월24일 만난 이수열 모운 나이생 부부가 지난 3월 태어난 아들 재성 군을 안고 웃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결혼한 모운 나이생 씨는 한국에 오자마자 원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현각스님)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요즘이야 읽고 쓰는 것쯤 곧잘 해내고 있지만 처음 왔을 때만해도 생소한 언어였다. 모운 나이생 씨는 “한국어는 받침이 있어 발음하기 힘들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배워 남편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어를 배우며 일어난 재미난 사연도 소개했다. 복지관에서 배운 가족 관련 단어를 자랑스럽게 발표한 6개월 전 어느 날. 모운 나이생 씨가 ‘도련님’을 ‘도롱뇽’이라고 발음해 가족들을 한바탕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힘주어 재차 ‘도련님’이라고 말했지만 가족들이 듣기에는 여전히 ‘도롱뇽’이었다. 이 씨의 남동생은 두달 동안 모운 나이생 씨에게 ‘도련님’이 아닌 ‘도롱뇽’으로 불렸다. 하지만 가족들은 제대로 된 발음을 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며 도울 뿐, 어느 누구도 모운 나이생 씨를 탓하지 않았다. 모운 나이생 씨는 가족들 중 특히 시어머니에 대해 “실수가 잦아도 절대 화를 내시지 않는다”면서 “남편이 집을 비워도 시어머니가 곁에 있어 외롭지 않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 씨는 모운 나이생 씨가 전문직을 갖길 바란다. 모운 나이생 씨는 남편이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지금은 한글을 배우기도 버겁지만 언어가 익숙해지면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계획이다. 모운 나이생 씨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게 되면 직장을 얻을 것”이라며 “살림에도 보태고 캄보디아에 있는 부모님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씨는 부인이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릴 때가 가장 가슴 아프다고 한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무엇보다 당장 해결해 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컸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살자’며 부인을 먼저 다독였다. 성철스님의 법문집을 자주 읽는다는 이 씨는 “물이 잘 흘러갈 때도 있고 둑에 갇힐 때도 있는 것처럼 항상 평탄할 수는 없다”며 “걸림 없이 살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인생철학이기도 하다. 부부에게는 지난 3월 태어난 재성이가 보물 1호다. 부부는 재성이가 전문직을 갖고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사업가가 되길 바란다. 동시에 내면의 덕을 갖춘 사람이 돼 소외된 이웃을 위해 보시행을 펼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부부는 내면과 외면을 닦아 지혜로운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 부부는 “서로를 존경하고 예의를 지키라는 <선생경>의 구절처럼 모든 일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주=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 2513호/ 4월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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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부부는 2008년 11월에 원주에서 결혼식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