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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혜문선사, 爐火烟中演梵音-



爐火烟中演梵音 로화연중연범음

寂寥生白室沈沈 적요생백실침침

路長門外人南北 로장문외인남북

松老巖邊月古今 송노암변월고금

空院曉風饒鐸舌 공원효풍요탁설

小庭秋露敗蕉心 소정추로패초심

我來寄傲高僧榻 아래기오고승탑

一夜淸談眞萬金 일야청담진만금



화롯불 연기 속에 경 읽는 소리 퍼져 나가고

고요 속에 날은 밝은데 집안은 침침하구나.

길게 뻗은 길에는 집밖의 사람들 남북으로 오가고

바위 곁 서있는 늙은 소나무 예나 지금이나 달 비추이네.

텅 빈 절 새벽바람에 풍경소리 요란한데

작은 뜰 가을 이슬 내려 파초마음 상하였구나.

내가 장차 거만하게 머무는 고승의 자리보다

하룻밤 맑은 이야기는 바로 만금일세.


- 고려 혜문(惠文)선사 ?~1234

소리 없이 피어오르는 화롯불 연기와 같이 고요 속에 마음속으로 독경하는 것이 지금 선사의 심경입니다. 밖은 요란해도 내심의 청량함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정에 이르러서 매우 상쾌합니다.

욕심을 몽땅 털어내고 텅 비운 마음으로 하룻밤 이야기가 그 무엇에도 비길 바 없는 재산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서 더 얻을 것이 없습니다.

맑은 한 줄기 감로수가 마른 목구멍을 타고 넘어 갑니다.


[불교신문 2436호/ 6월21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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