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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죽간 굉연화상, 洪崖先生舊所隱~

洪崖先生舊所隱 홍애선생구소은

階下碧桃花飄零 계하벽도화표령

夜光出井留丹藥 야광출정유단약

春露浥松生茯苓 춘로읍송생복령

天女惑携綠玉杖 천여혹휴록옥장

仙人自讀黃庭經 선인자독황정경

隣寺歸來不五里 린사귀래불오리

回頭望斷煙冥冥 회두망단연명명


홍애선생 그 옛날 은거하든 곳

계단아래 복숭아 꽃 바람에 날려 떨어지네.

밤빛은 우물 속에 들어 신령스런 약을 감추고

봄 이슬은 소나무 적셔 복령을 기르네.

하늘 여인 푸르른 옥지팡이 들었고

신선은 친히 황정경을 읽는구나.

이웃 절에서 돌아오나 오리도 안 되는데

머리 돌리니 바라던 일 끊겨 캄캄하구나.


- 고려 죽간 굉연화상(竹磵 宏演和尙)

홍애선생은 득도하여 신선이 되었으며 요(堯)임금 때 이미 3000세였으며 중국 청성산에 살던 도인, 황정경은 몸속의 비장을 비롯한 5장의 신(神)을 다루는 호흡법을 실천하여 불로장생한다는 도교의 경전. 화상은 아마도 불로장생의 신선이 되기를 꿈꾸어 왔던 것 같습니다. 자정수를 마시며 복령을 캐다가 신약(神藥)으로 삼으며 신선들과 노닐 생각을 하면서 이웃 절에서 내려와 뜰 앞에 이르러서 머리 돌려 뒤를 보니 모두가 허황한 꿈 이였습니다.

허 허, 인생무상인데 오래 살면 무엇하고 단약과 복령을 먹으며 신선이 되면 뭘 하겠는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돌아온 길 뒤돌아보는 순간 문득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5리 길 걸으며 한바탕 꿈속에서 신선되어 놀아봤습니다.


[불교신문 2478호/ 11월22일자]

Posted by 백송김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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