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제3장 대품(大品) : 성스러운 행과 성자의 길
(699)
나아라카가 말했다.
"아시타가 알려 준 말을 잘 알아 들었습니다.
그러하오니 고오타마시여, 모든 것에 통달하신
당신께 묻겠습니다.
(700)
저는 출가하여 탁발(托鉢)의 행을 쌓으려 하오니,
성스러운 행과 으뜸가는 길을 말씀해 주십시오."
(701)
스승(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에게 성스러운 행을 일러 주리라. 이것
은 행하기 어렵고 이루기 힘들다. 이제 그대에게
그것을 알려 줄 것이니, 마음을 굳건히 하라.
(702)
마을에서 욕을 먹든지 절을 받든지 한결 같은
태도로 대하여라.
욕을 먹더라도 성내지 말며, 절을 받더라도 우쭐거
리지 말고 냉정하여라.
(703)
가령 동산의 숲속에 있더라도 불꽃처럼 여러 가지가
나타난다. 아낙네는 성자를 유혹한다. 아낙네로 하
여금 유혹하도록 하지 말라.
(704)
성 행위(性行爲)에서 떠나 온갖 욕망을 버리고, 약
하고 강한 모든 생명 있는 것에 대해 적대시 말고,
애착하지도 말라.
(705)
그들은 나와 같고 나도 그들과 같다고 생각하여, 생
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또한 남들로 하여금 죽이
게 해서도 안 된다.
(706)
범부가 집착하는 욕망과 욕심을 떠나 눈있는 사람은
길을 가라. 지옥을 벗어나라.
(707)
배를 주리고 음식을 절제하여 욕심을 없애고 탐내지
말라. 욕망을 버리면 욕심이 없어 평안하다.
(708)
그 성자는 탁발을 끝내고 숲에 돌아와 나무 아래 머
물러 앉아야 한다.
(709)
그 현자는 전신의 안정에 전념하고 숲에서 즐기며
나무 아래서 명상함으로써 스스로 만족해야 한다.
(710)
날이 새면 마을로 가야 한다. 신도에게서 초대를 받
거나 마을에서 음식을 가져 올지라도 결코 반겨서는
안 된다.
(711)
성자는 마을에 이르러 집들을 조급하게 돌아다녀서
는 안 된다. 이야기를 끊고 음식을 얻으려는 생각
으로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
(712)
`음식을 얻어서 잘 됐다'`얻지 못한 것도 잘 됐다'
생각하고, 완전한 사람은 어떤 경우에라도 태연히
돌아온다.
마치 과일을 얻으려고 나무밑에 간 사람이 과일을
얻거나 얻지 못하거나 태연히 돌아오는 것처럼.
(713)
그는 바리떼를 손에 들고 돌아다니며, 벙어리는
아닌데 벙어리처럼 보이는 것이다.
시물(施物)이 적다고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시주를
업신여겨서도 안 된다.
(714)
사문(부처님)은 높고 낮은 여러 가지 도(道)에 대
해서 말씀하셨다. 거듭 피안에 이르는 일은 없으나
한 번에 이르는 일도 없다.
(715)
윤회의 흐름을 끊은 수행승에게는 집착이 없다. 해
야 할 선(善)도, 하지 말아야 할 악도 버렸기 때문
에 번뇌가 없는 것이다."
(716)
스승은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에게 성자의 길을 말하리라.
음식을 얻을 때에는 면도날의 비유처럼 하여라.
혀를 입천정에 붙이고 스스로 배를 주리라.
(717)
마음이 침체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쓸데없이 많은
것을 생각해서도 안 된다.
비린내가 없이, 걸림이 없이, 청정한 행을 궁극의
의지처로 삼아라.
(718)
홀로 앉는 일과 도인에게 봉사하는 일을 배우라.
성인의 길은 홀로 있는 것이다.
홀로 있어야만 즐거울 수 있다.
(719)
그렇게 하면 그는 시방(十方)에 빛이 나리라.
욕망을 버리고 명상하고 있는 여러 현자들의 명성
을 들으면, 내 제자는 더욱더 부끄러움과 믿음을 일
으켜야 한다.
(720)
이 일을 깊은 늪과 얕은 개울물의 비유로 알아라.
바닥이 얕은 개울물은 소리내 흐르지만,
큰 강물은 소리없이 흐르는 법이다.
(721)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찬 것은 아주 조
용하다. 어리석은 자는 반쯤 물을 채운 항아리 같
고, 지혜로운 이는 물이 가득찬 연못과 같다.
(722)
사문이 의미 있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스스로 알고
법을 설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알고서 많은 것을 말
하기 때문이다.
(723)
그러나 스스로 알고 자제하여 많은 말을 하지 않는
다면, 그는 성인으로서 성인의 행에 알맞다. 그는
성인으로서 성인의 행을 체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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