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더위에 지친 사람이 물을 찾듯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거룩한 스승께서는 아알라비
이에 있는 악가알라바 영수(靈樹) 밑에 계시었다. 그
때는 방기이사 존자의 스승인 니그로오다캅파라는
장로가 그 나무밑에서 죽은 지 얼마 안 되어서였다.
방기이사 존자는 홀로 앉아 명상에 잠겨 있다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우리 스승은 정말로 돌아가신 것일
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살아 계실까?' 방기이사
존자는 저녁때가 되자 명상에서 깨어나 스승(부처님)
이 계신 곳으로 갔다. 거룩하신 스승께 절한뒤 한쪽
에 가서 앉았다. 그는 스승께 여쭈었다.
"거룩하신 스승이시여, 제가 홀로 앉아 명상에 잠겨
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우리 스승은 정
말로 돌아가신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아직 살아 계
시는 것일까' 하고요."
방기이사 존자는 일어서서 옷을 왼쪽 어깨에 걸치고
스승께 합장하더니, 다음 같은 시로써 사뢰었다.
"현세에서 모든 의혹을 끊고 위없는 지혜를 가지신
스승께 묻겠습니다. 세상에 알려지고 명망 높고 마
음이 평안에 돌아간 수행자가 악가알라바에서 돌아
가셨습니다.
(344)
스승님이여, 당신께서는 그 바라문에게 (니그로오
다캅파)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오로지 진리만을
보신 분이시여, 그는 당신을 예배하고 해탈을 구하
여 애를 써 정진했습니다.
(345)
석가님이여, 멀리 보시는 분이여, 저희들은 당신의
제자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저희 귀는 들을 준비
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저희 스승이십니다. 당신
은 가장 뛰어난 분이십니다.
(346)
저희의 의혹을 풀어 주십시오. 이것을 저에게 말씀
해 주십시오. 지혜 많은 분이시여, 그가 아주 죽었
는지 아닌지를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천 개의
눈을 가진 제석천(帝釋天)이 신들에게 말하듯이.
널리 보시는 분이시여!
(347)
이 세상에 속박인 것은 헤매는 길이고, 무지와 의심
으로 인해서 있는 것이지만, 완전한 사람(如來)을
만나면 그런 것은 다 사라지고 맙니다. 그것은 인간
을 위한 으뜸가는 눈이기 때문입니다.
(348)
바람이 구름을 걷어 버리듯이, 사람(부처님)이 번뇌
의 티끌을 털어버리지 않는다면, 온 세상은 뒤덮이
어 암흑이 될 것입니다. 빛을 가진 사람들도 빛을
내지 못할 것입니다.
(349)
어진이들은 세상을 비추는 분입니다. 어진이여, 저
는 당신을 그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당신
이야말로, 사실로 보는 분으로 알고 이렇게 찾아
온 것입니다. 대중 속에서 저희들을 위해 니그로오
다캅파에 대한 일을 밝혀 주십시오.
(350)
원컨대 선하고 미묘한 음성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백조가 목을 느리고 천천히 우는 것처럼, 잘 다듬어
진 원만한 음성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는 명심
해서 들으리이다.
(351)
생사를 남김 없이 버리고, 악을 없애 버린 부처님께
청하여 가르침을 들읍시다. 범부들은 알고 싶고 말
하고 싶은 것을 다할 수 없지만, 모든 완전한 사람
은 마음 먹은 대로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52)
이 완전한 예언이 올바른 지자(智者)인 당신으로 인
해 잘 보전되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최후의 합장을
드립니다. 스스로는 알면서 말씀하지 않음으로써 저
희를 방황케 하지 마십시오. 지혜로운 분이시여!
(353)
이것 저것 거룩한 이치를 알고 계시면서 저희를 방
황케 하지 마십시오. 정진에 뛰어나신 분이여! 한
여름 더위에 지친 사람이 물을 찾듯이, 저는 당신
의 말씀을 갈구합니다. 말씀의 비를 내려 주십시오.
(354)
캅파아야나가 청정한 행으로써 이루려 했던 목적
은 헛된 것이었습니까? 혹은 해탈한 사람처럼 소
멸된 것입니까? 아니면, 생존의 근원을 남겨둔 것
입니까? 우리는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스승은 대답했다.
(355)
"그는 이 세상 명칭과 형태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린
것이다. 오랫동안 빠져 있던 검은 악마의 흐름을 끊
어 버린 것이다."
다섯 사람 중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356)
"일곱번째 선인(仙人)이여, 당신의 말씀을 듣고
저는 기뻐합니다. 제 물음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357)
눈 뜬 사람의 제자인 니그로오다캅파는 말한 대로
실행하여, 사람을 속이는 죽음의 악마가 펼친 질긴
그물을 찢어 버렸습니다.
(358)
스승이시여, 캅파아야나는 집착의 뿌리를
보았습니다.
아아, 캅파아야나는 가장 건너기 어려운 사마(死魔)
의 영역을 넘어선 것입니다.
'불교경전과게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수행자의 품행 재가자의 품행 (0) | 2014.09.23 |
---|---|
[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수행자의 올바른 생활 (0) | 2014.09.17 |
[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라아훌라 존자 (0) | 2014.09.02 |
[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일어나 앉아라 (0) | 2014.08.26 |
[숫타니파타]제2장 소품(小品) : 훌륭하게 설해진 진리에 따라 살라 (0) | 2014.08.19 |